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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왜 만들고 3년을 기다렸나

세종은 왜 이미 있는 문자를 두고 새 글자를 만들었을까?지금 우리는 결과를 안다. 그 글자가 지금 이 문장을 이루고 있다는 걸 안다.하지만 1443년, 그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은 몰랐다. 이게 성공할지, 조정에서 받아들여질지조차 알 수 없었다.오늘은 그 순간부터, 반포까지 이어지는 3년을 중계하듯 되짚어본다. 1443년 창제1446년 반포1990년 공휴일 제외2013년 공휴일 재지정 새 글자는 왜 필요했을까?당시 백성 대다수는 한자를 배울 기회가 없었다.법령 하나, 억울한 일 하나를 글로 남기려 해도 한자를 아는 사람의 손을 빌려야 했다.세종은 이 간극을 오래 지켜본 사람이었다.그리고 조용히, 신하들도 모르게 새 문자 체계를 직접 구상하기 시작했다.1443년 말, 훈민정음 스물여덟 자가 처음 세상에..

타임아웃 02:00:58

도시락 뚜껑을 열게 한 규칙 | 혼분식 장려운동이 바꾼 밥상

네 번째 시간이 끝나는 종이 울립니다. 아이들이 양은 도시락을 책상에 올리고 뚜껑을 엽니다. 그런데 바로 젓가락을 들지 않습니다. 전부 뚜껑만 연 채로 손을 무릎에 올리고 기다립니다. 교실 앞줄부터 담임이 천천히 내려오면서 흰밥 위에 보리가 얼마나 섞였는지를 눈으로 재거든요. 혼분식 장려운동은 밥상만 바꾼 게 아니라 교실 점심시간의 순서까지 바꿔놓은 정책이었습니다. 오늘은 그 십수 년의 시간이 어떻게 시작해서 어떻게 접혔는지 장면 단위로 되짚어봅니다. 시기그때 벌어진 일1960년대 초양곡 소비를 줄이자는 명분으로 혼식과 분식을 함께 밀기 시작1969년수요일과 토요일을 이른바 분식의 날로 지정, 쌀 판매 시간 제한1970년대 초중반학교 도시락 검사와 잡곡 혼합 비율 지도가 일상으로 자리잡음1977년쌀 자급..

타임아웃 2026.09.08

베이징 2008 계영 400m 결승 | 마지막 50m에서 0.08초가 갈렸다

마지막 영자가 물에 들어간 순간, 중계석에 앉은 저도 순위표를 다시 볼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 정도로 벌어져 있었거든요. 2008년 8월 11일 오전 베이징 워터큐브, 남자 계영 400m 결승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50m가 그린 그림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미국 3분 08초 24, 프랑스 3분 08초 32. 베이징 올림픽 계영 400m 결승은 그 8초 남짓한 구간 하나 때문에 지금까지 불려 나옵니다. 오늘은 그 마지막 50m를 초 단위로 끊어 보겠습니다. 미국 3분 08초 24 — 당시 세계신기록프랑스 3분 08초 32 — 유럽신기록최종 격차 0.08초미국 마지막 영자 제이슨 레자크 46초 06프랑스 마지막 영자 알랭 베르나르 46초 73 출발대에 서기 전에 이미 말이 오갔습니다프랑스는 대회 전부터 ..

정규리그 2026.09.08

추석 KTX 예매, 밤샘 줄서기부터 코레일플러스까지

나는 그 순간을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한다. 몇 해 전 추석 승차권 예매날 오전 7시, 코레일톡 화면이 로딩 바만 남긴 채 그대로 멈춰버렸던 순간이다. 손가락은 이미 결제 버튼 위에 가 있었는데, 화면은 5초, 10초, 그대로였다. 그 사이 인기 시간대 KTX는 벌써 매진이었다. 그런데 이 장면도 사실은 명절 기차표 예매 역사에서 아주 최근 버전일 뿐이다. 예매 방식은 그보다 훨씬 극적인 시절을 여러 번 지나왔고, 이번 2026년 추석 예매는 그 역사에서도 특히 새로운 챕터에 해당한다. 코레일과 SR이 합쳐지면서 예매 창구 자체가 '코레일플러스' 하나로 바뀐 첫 명절이기 때문이다. 1990년대 — 예매 당일 새벽, 역 앞에 줄을 서서 신청서부터 받던 시절2000년대 초반 — 전화(ARS)와 인터넷 홈페이지..

타임아웃 2026.09.06

1976 몬트리올 10점 만점 | 전광판에 1.00이 뜬 이유와 코마네치의 일곱 번

한마디로, 체조에서 10.00은 이제 나올 수 없는 점수입니다. 1976년 7월 18일 몬트리올에서 처음 나왔고, 30년 뒤 채점 규칙이 바뀌면서 사라졌죠. 그날 이단평행봉에 오른 선수는 열네 살이었습니다. 연기가 끝나고 전광판에 뜬 숫자는 1.00이었습니다. 기계가 고장 난 게 아니라, 애초에 10.00을 표시할 자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그 1.00이 무엇이었고, 몬트리올 올림픽의 10점 만점이 그 뒤 체조 채점을 어디까지 바꿔놓았는지를 정리합니다. 항목내용날짜1976년 7월 18일장소·종목몬트리올 올림픽, 이단평행봉전광판 표시1.00대회 중 만점7회메달금 3 · 은 1 · 동 1당시 나이14세 전광판이 세 자리밖에 없던 날1976년 7월 18일, 몬트리올. 여자 단체전 규정 종목이 진행 ..

정규리그 2026.09.06

밥 비먼, 1968년 멕시코시티에서 남긴 8.90m의 도약

멀리뛰기 세계기록이 하루아침에 55cm나 늘어난다면 믿을 수 있을까. 1968년 10월 18일 오후 3시 46분, 멕시코시티 올림픽 주경기장. 밥 비먼은 19걸음의 도움닫기 끝에 몸을 공중으로 띄웠다. 착지까지 걸린 시간은 1초가 채 되지 않았지만, 그 한 번의 도약은 이후 23년간 아무도 넘지 못한 벽이 됐다. 심지어 그 순간 경기장의 계측 장비조차 그의 기록을 재지 못했다. 지금 우리는 이 도약이 얼마나 특별했는지 알고 있지만, 그날 스타디움에 있던 사람들은 한동안 자신이 뭘 본 건지조차 몰랐다. 이후 이만큼 압도적인 기록에는 그의 이름을 딴 표현이 붙는다. '비먼-에스크(Beamonesque)'. 왜 하마터면 예선에서 떨어질 뻔했나비먼은 예선 첫 두 번의 시도에서 모두 파울을 범했다. 두 번 다 ..

정규리그 2026.09.04

세 번 되돌아간 3초 | 1972 뮌헨 올림픽 농구 결승

3초. 딱 3초였습니다. 1972년 9월 10일, 뮌헨 올림픽 남자농구 결승전 마지막 3초는 올림픽 역사에서 가장 많이 다시 돌려본 3초로 남았죠. 미국과 소련이 맞붙은 그 경기에서, 심판진은 마지막 3초를 세 번이나 다시 진행시켰습니다. 그리고 그 세 번째 시도에서 경기가 뒤집혔습니다. 최종 스코어는 소련 51, 미국 50. 미국 대표팀은 지금까지도 그 은메달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일시: 1972년 9월 10일, 뮌헨 올림픽 남자농구 결승결과: 소련 51-50 미국쟁점: 마지막 3초를 세 차례 다시 진행이후: 미국은 은메달 수령을 거부 경기 종료 직전 상황미국이 50-49로 앞선 상황.남은 시간은 3초.소련이 공을 넣었고, 경기 시계는 그대로 흘러 종료 버저가 울렸습니다.미국 벤치는 코트로 뛰어나갔..

정규리그 2026.09.04

런던의 1초, 2012년 7월 30일 신아람 에페 준결승에서 벌어진 일

올림픽에서 가장 잔인한 단위는 초다. 2012년 7월 30일 런던, 여자 에페 개인전 준결승에서 그 1초가 멈춰 섰다. 한국의 신아람과 독일의 브리타 하이데만. 연장 종료를 1초 남긴 상황에서 세 번의 공격이 오갔는데, 전광판의 시간은 그대로 1초였다. 그 사이 승부가 갈렸고, 신아람은 피스트 위에 남았다. 판정이 확정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는 것이 규정상 항의를 이어가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그 경기, 그러니까 한국 스포츠에서 런던의 1초라고 불리게 된 그 몇 분을 다시 따라가 본다. 1초가 세 번 흐르지 않았다상황부터 정리하자.준결승. 정규 시간이 끝났는데 승부가 안 났다. 연장으로 넘어간다.에페 연장에는 우선권이라는 장치가 있다. 연장에서도 득점이 안 나오면 우선권을 가진 쪽이 이긴다. 그..

정규리그 2026.08.24

2025-26 KBL 챔프전, 정규리그 6위 KCC가 4승 1패로 우승한 시즌

2025-26 KBL 챔피언결정전은 시작 전부터 이상한 대진이었음. 정규리그 5위 소노와 6위 KCC가 마지막 무대에서 만난 거임. 1위부터 4위까지가 전부 사라진 챔프전이라는 게 KBL 역사에서 흔한 그림이 아님. 그리고 결과가 더 셌음. KCC가 4승 1패로 시리즈를 끝내면서 정규리그 6위 팀 최초로 챔피언이 됐음. 이 글에서는 그 시리즈가 어떻게 흘렀고, 허훈이 무슨 짓을 했는지 숫자로 정리해봄. 6위가 우승했다는 게 무슨 뜻이냐면KBL 플레이오프는 정규리그 6위까지 올라감.즉 KCC는 가장 마지막으로 턱걸이해서 들어간 팀이었음.거기서 4강, 챔프전을 다 뚫었음.상대였던 소노도 5위였으니까 이번 봄은 하위권 두 팀이 판을 다 엎은 시즌이었음.정규리그 상위 시드가 가지는 이점은 분명히 있음.4강 직행..

정규리그 2026.08.23

뜨거운 열기 속 안전한 질주! 여름철 실외 스포츠를 할 때 꼭 알아야 할 주의사항 4가지

푸른 하늘 아래서 즐기는 여름철 실외 스포츠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활력을 줍니다. 하지만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 같은 날씨에는 자칫 방심하면 온열 질환의 위험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즐거운 운동이 몸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오늘 준비한 여름철 실외 스포츠 안전 수칙 4가지를 꼭 기억하세요!1. 운동 전후 '철저한 수분 보충'이 최우선 운동 중에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땀을 배출하기 때문에 탈수 증상이 빠르게 진행됩니다. ⚬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15~20분 간격으로 물을 조금씩 자주 마셔주세요. ⚬ 단순한 물보다는 전해질이 포함된 이온 음료를 챙겨 마시면 땀으로 손실된 미네랄을 보충하는 데 훨씬 효과적입니다.2. 한낮의 폭염을 피하는 '시간대 선택' 가장 뜨거운 시간대인 정오부터 오후 4시 사이에는 ..

타임아웃 2026.08.13